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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필리핀 세부에는 갈매기가 없다. 비슷한 바다새는 있다.

 

느닷없이 갈매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것은. 해외에 있다보니 한국어로 된 책의 부재로 수많은 무료 e-book 을 찾다보니 다운받을 수 있는 '글'들이라곤 현대문학 80선, 청소년을 위한 권장도서 및 세계문학 단편선 등등. 참 바르고 착한 뉘앙스의 글들 뿐. 

위의 글들은 나의 유년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컨텐츠들이니 다시 돌아가보라는 것인지. 

나는 대학시절로 돌아가 뭔가 치명적이고 눅눅하고 또 멜랑꼴리한 대학시절로 돌아가 프랑소와즈 사강의 일탈이나 무라카미류의 다소 건방지지만 직선적인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등이 필요했으나 타협하기로. (필리핀 세부에 한국서적 구할데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유정의 동백꽃부터 김동인 광염소나타, 배따라기와 감자 이태준의 복덕방에서 이상의 날개까지 재독한후 서양문학으로 넘어와 무엇을 읽어줄까 고민하던중 발견한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 

 

아니 이 유명한 필수도서를 아직까지 읽지 않았을까 이번에도 다음으로 미룰까 했지만 이번에는 읽어보기로. 50분수업 10분 쉬는시간의 학창시절때 그 아쉬운 10분..마다 책만 읽었던 내가 '갈매기의 꿈'이라는 어린왕자 스러운 책을 회피 또는 꺼리어 피했던 이유는 일단 베스트셀러에 대한 거부감. 한반에 4-50명이 조르륵 앉아 성경책을 읽는 듯한 그 대세에서 발빼고 싶었던 어린심리. 실제로 4학년인가 어느날 담임선생님이 어린왕자 수십권을 들고와 주욱 나누어 주며 모두읽고 독후감을 요구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대충 슬펴시 읽어 제끼고 (그림만 보았을듯) 머리말과 후기등을 적당히 조합하여 독후감을 제출하였던 기억이 난다. 나는 내가 계속 읽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을 계속 읽어나갔..

 

언젠가 후배가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소설이 '갈매기의 꿈' 이라고 하였으나 그 후배의 캐릭터가 그다지 감명깊지 않은 터라 그가 사랑하는 책에도 관심이 가지 않았었다. 1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짧은 소설을 읽으며 초반에는 현실에 안주하려하지 않고 무리에서 벗어나려 고뇌하던 갈매기 조나단에게 동의하다가 50페이지를 넘어 시공초월 무협지 수준으로 변해가는 스토리에 '어라?' 하고 갸우뚱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적인 색체와 사탄의 소설이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모르새하고싶어진다. (*거의 스타워즈의 요다수준)

 

왠지 구체적으로 시작하여 추상적으로 마무리되는 이 소설은 시대를 잘 타고난 하나의 상징으로서 자리잡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되는 참 잘쓰여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시대를 잘 타야한다는 교훈하나는 얻었다.

 

이 소설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70년대 초반 미국 서해안의 히피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 부분이 있다. 당시 미국에서는 68혁명의 퇴조로 히피문화가 크게 성행하고 있었고, 이 히피들이 해당 작품의 첫 독자였던 것. 당시 히피문화는 명백하게 반체제/반 권위주의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통상적인 반체제/반 권위주의적 세력을 대표하는 좌파들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었고, 히피 특유의 신비주의가 정신적 엘리트주의로 발전한 면도 있으므로 참고할 만 하다. (*via : https://mirror.enha.kr/wiki/%EA%B0%88%EB%A7%A4%EA%B8%B0%EC%9D%98%20%EA%BF%88)

*갈매기 조나단의 패러디로 '수탉 조나단' 이라는 패러디 작품이 있으니 기존 갈매기의 꿈은 비교적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내용인 것에 반하여 이 수탉 조나단은 상당히 세속적이면서도 직선적인 내용으로 패러디 되었다. 스토리에 KFC 가 등장하고 닭의 인권 아니 닭권을 사수하기 위한 좀 무리한 설정들이 나와서 내용이 대충 예상이 되지만 읽어보고싶어진다. 

 

각설하고 갈매기. 기억을 되짚어보니 세부에서 지내는 동안 갈매기를 본적이 없다. 강화도, 석모도, 해운대, 변산반도.. 한국에서 물가에만 가면 보이던 갈매기. 심지어 한강에서도 가끔 등장하신다. 갈매기가 세부에는 보이지 않는다. 왜? why?   고 혼자 이것저것 뒤적이다 이제 막 잠에서 깬 친구에게 물어보니 깔끔하게 대답한다. 

 

"Climate" 기후.   

 

너무 덥다는 이야기다. 갈매기에대하여 생물학적 과학적 고찰은 없지만 단순히 동물들이 서식하는 지역은 기후와 온도에 따르며 필리핀은 갈매기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단순한 생각이었고 아마도 맞을듯. 내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30초가 지나지 않아 나온 대답은 "May be philippino ate all seagull"   ....

 

(!)

 

필리핀 사람들이 갈매기를 모두 잡아먹었다는 학설... 아니 잠에서 덜깬 의견.  

 



...사진은 검색중에 찾은 비둘기 괴롭히는 갈매기. 무섭게 생겼다.



한장 더 추가하여 사람을 공격하는 갈매기. 합성이 의심됨. 

 

정리하면 (1) 환경적인 이유로 필리핀에는 갈매기가 없다.  (2) 필리핀 사람들이 갈매기를 모두 잡아먹었을지도 모른다. 


갈매기에 대하여 이것저것 고찰해보며 새로 알게된 사실은. 

 

- 갈매기는 수분을 섭취할 땐 그냥 바닷물을 마시는데, 눈 위에 있는 소금샘에서 혈액속 소금을 걸려 눈물형태로 부리를 통해 배출한다. (오 이것은 참 멋진 기능?인데) 

 

- 갈매기는 단지 먹이를 위해 사는 것 같지만, 일부 갈매기들은 비행 기술을 갈고닦아 시공을 초월할 수 있는 것 같다. (갈매기의 꿈 소설처럼)

 

- 대한민국 해군이 아니라도 전세계 해군들에겐 갈매기나 앨버트로스를 비롯한 새들을 악마같이 본다. (하도 배위에 똥을..싸서..) 





갈매기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던 아침. 마무리 사진은 수밀론 섬 잡기 놀이하다가 실패한 사진. 

필리핀에서 갈매기 보신분은 제보바랍니다. 

 

 




  

posted by waveme team  Juliet 

글쓰는사람  :  EVA,  Juliet, 아홉시, 설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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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를 여행중인 웨이브미 세부팀의 자유여행 이야기입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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